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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청석에듀시어터 이기복 대표 인터뷰

"학교 예술강사는 ‘교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담 = 고영직 (문학평론가) | 정리 = 정혜교, 고영직 



 인구 29만 명의 경기도 광주(廣州)에서 30년째 학교 현장 안과 밖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연극을 통한 ‘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이기복 <파발극회> 대표를 만났다. 젊은 시절 한때 사제(司祭)를 꿈꾸었던 이기복 대표는 1981년 경기도 광주에 소재한 경화여중에 부임한 이후 학교 현장에서 연극교육을 열정적으로 추진했고, 2011년 학교를 떠난 후에는 사재를 출연해 청소년들의 연극 교육과 공연을 위한 전문공간 <청석에듀씨어터>를 지어 학교 밖 예술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2012년 12월 31일 순수 아마추어 극단 <우체통> 창단과 청석에듀씨어터 건물의 준공을 앞두고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이기복 대표를 만나 예술교육과 예술강사제도 그리고 지역 연극운동에 관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2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지역 예술인들이 청소년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학생을 만날 때는 준비되지 않고 만나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광주에서 관극회원 5,000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분량상 인터뷰는 요점을 위주로 축약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고영직(이하 고) : 30년 동안 지역․학교에서 연극교육과 연극운동을 했다. 

이기복(이하 이) : 맞다. 20년 정도는 지역에서 일해야 인정받는다. 지역예술운동은 ‘교육’이 전제되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과 같다. 지역에서 고등학생을 키워야 한다. 아이들 중에서 40%가 지역으로 환원된다. ‘청석에듀씨어터’를 만든 것도 이 아이들이 고향에 돌아왔을 때 물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연극운동을 하려면 교육과 공연이 같이 가야 한다. 


고 : 어떤 계기로 학교 연극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나? 

이 : 1981년 경화여중 도덕(윤리) 교사로 부임한 직후에는 교사 노릇을 할 만했다. 그런데 공교육의 위기가 찾아왔다. 주로 ‘폭력’ 문제였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공교육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고, ‘예술’이 맡아야 한다고 보았다. 처음에는 부모님들이 불안해했다. 한데 아이가 좋아서 죽기 살기로 연습하고, 그런 아이들이 열연하는 모습을 평가회 때 보면서 부모님들이 감동을 받아 울고불고한다. “애 눈빛이 달라졌다, 쟤가 저런 애가 아닌데…….” 그런 말을 한다. 이른바 폭력과 관련된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삶의 비전’이다. 공교육이 주는 비전은 승자들의 비전이다. 루저(looser)들의 비전은 어디에도 없다. 대안을 주지 못한다. 공교육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1년에 학교를 명예퇴직하고 나와 청석에듀씨어터를 세운 기본 생각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고 : 아는 분을 통해 젊은 시절 가톨릭 사제를 꿈꾸었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 연극을 하게 된 계기와 어떤 관련이 있나? 

이 : 서울 구로동에서 살레시오회에서 운영하는 성당을 다녔다. 나중에 전라도 광주(光州) 살레시오고에서 학교 생활을 했다. 그 학교 교육 시스템이 우리나라와는 좀 다르다. 예를 들어 소풍의 경우 우리와 달리 산책 같은 식이다. 신부님, 수사님들과 함께 전남 담양에 있는 저수지에 소풍을 갔는데, 신부님들이 참외 같은 간식을 호수 가운데다 휙 던지고는 수영을 해서 먹으라고 했다. 나는 수영을 못했지만, 간식을 먹고 싶으니깐 죽을 힘을 다해 수영을 했다.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으면 선생님들이 와서 구해주는 식이다. 그런 교육을 받았다. 지금 우리나라 공교육에서 그렇게 한다면 난리나지 않을까? 뭐든 하고 싶은 건 하라는 것이다. 그후 서울 가톨릭대학을 다녔고, 군에 입대했을 때 생각이 좀 바뀌었다. 꼭 성직을 해야 하는가? 교직을 해도 되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선택한 학교가 경화여중이다. 학교에 부임해서 보니까 아이들이 툭하면 가출하곤 했다. 그 아이들에게 “너희들 수업 안 받아도 좋은데, 나랑 연극 한 편 하자” 해서 1982년에 연극반을 만들어서 윤대성 선생의 <별> 시리즈 연극을 공연했다. <방황하는 별들>, <불타는 별들>, <꿈꾸는 별들> 같이 가출 아이들이 등장하는 연극이었다. 자기들 얘기니까 아이들이 재밌어했다. 3천 명이 모이는 학교 강당에서 공연을 했다. 그때부터 연극교육을 시작했다. 학교장의 허락을 얻어 130평 되는 소강당을 개조해 일반학교에 경화소극장이라는 극장을 만들었다. 그곳에서 7차 교육과정 개편 때 실시된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에 일주일에 1시간씩 연극을 하자고 학교장을 설득해서 중1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극을 가르쳤다. 


고 : 학교 현장에서의 연극 교육은 어떻게 하셨나? 

이 : 소극장에서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연극을 가르쳤다. 동료 교사, 학부모 반대도 많았다. 그러나 일학년 학생 450명을 대상으로 연극교육을 진행했다. 1학년 전체 학생을 13명씩 모둠을 구성한 뒤, 연극에 대한 브레인 스토밍을 한 뒤, 자신들이 연극에서 표현할 주제를 정하도록 했다. 아이들과 연극을 할 때는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들은 기가 막히게 재밌는 주제를 잡는다. 선생님의 첫사랑, 기숙사 괴담, 친구 자살 얘기……, 별 애기가 다 나온다. 시놉시스를 만들고, 작가를 정한다. 작가를 정한 후에는 반드시 ‘학생부’에 등재를 하여 명문화한다. 어떤 작품의 연극 대본 작업에 창작자로 참여했다고 적는다. 나는 연극교육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허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허용을 해야 자발성이 나온다. 그렇게 시놉시스 발표를 하고, 극장 환경을 고려한 뒤 한글 대본을 1학기 때 완성한다. 그리고 입체낭독을 한다. 입체낭독을 할 때는 영어교과와 접목해 여름방학 때 원어민 강사들과 영어캠프를 열어 영어대본을 완성하도록 한다. 이 점은 학교장과 타협한 부분이다. 입체낭독을 할 때는 액팅(acting)이 없기 때문에 설명이 중요하다. 13명의 모둠별 구성원들로 하여금 대본, 조명, 연출, 음향 등 각자 역할을 부여하고 나면 아이들이 굉장히 신나서 한다. 그렇게 연습을 해서 11월에 발표회를 하고 12개 우수작을 선별한 뒤 1200석짜리 시청 옆 문화스포츠센터에서 공연한다. 공연할 때는 부모님들께 “절대 허름한 옷 입고 오지 말고, 되도록이면 드레스를 입고 오시라”고 부탁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아이들이 쓴 대본 전부를 묶어 책자를 제작한다. 


고 : 학교 교육에서 연극 교육이 갖는 의미와 효과는 무엇인가? 

이 : 학생들은 연극을 준비하면서 반드시 네 편의 연극을 보도록 했다. 2편은 대학로에서, 2편은 광주에서. 무료공연은 한 편도 없다. 모두 돈 내고 봐야 한다. “왜 돈 내고 아이들을 강제로 연극 보게 하느냐?” 하는 반발이 있었다. 나는 윤리 과목을 맡았으니까 ‘도덕수행평가’에 연극 관람평 쓰기 항목을 넣는다. 연극 감상문을 안내면 ‘하(下)’를 준다. 왜? 도덕은 기본적으로 예술에서 시작한다, 윤리와 예술은 맥이 통한다, 그걸 고집하고자 한 것이다. 네 편의 연극을 보고 나서 아이들이 쓴 감상문을 보면 감식안이 ‘비평가 수준’으로 바뀐다. 


고 : 지역과 학교에서의 연극교육의 미래와 전망을 어떻게 보나? 

이 : 연극계의 장래는 대학로가 아니라 지역에 길이 있다. 지금의 대학로 연극은 끊임없이 루저만 양산한다. 피라미드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역은 좀 다르다. 고급예술에 대한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 요즘 지역에는 인적자원도 있고 예산도 있다. 지역에서 연극계가 대안을 만들지 못하니까 지자체 등에서 그 예산을 <소녀시대> 부르는데 쓴다. 대형 이벤트 열어 대형가수 불러서 “와~” 하고 떠들다 끝나는 것이다. 허망하다. 광주 인구가 29만 명인데, 연극하기가 참 좋다. 나는 흔쾌히 지갑을 열어 연극 볼 사람이 5천명쯤 되는 지역사회를 꿈꾼다. 지난 30년 동안 1년에 네 편씩 연극을 보게 한 효과가 나타난다. 공연을 하면 관객 동원력이 엄청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정말 많이 온다. 그것이 교육의 결과라고 본다. 그럼 우리 배우들은 얼마나 신나게 연극할 수 있겠는가? 지역에서 연극운동을 하려면 ‘교육’을 중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 : 이탈리아 볼로냐는 세계적인 협동도시로 유명하다. 극단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5천명이 연극을 보는 도시, 참 멋지다. 선생님은 사재를 출연해 연극교육과 공연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일을 위해서는 정부․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 아닌가? 

이 : 청석에듀씨어터 건물 지을 때 데크를 만들었다. 나는 이 공간이 주니어뿐만 아니라 ‘시니어’들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나이 드신 분들 가운데 연극 같은 활동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언제든지 와서 차 마시고, 연극하는 애들한테 재능기부 형태로 좋은 강좌도 하면 얼마나 삶이 윤택해지겠는가. 12월 31일에 은퇴한 선생님들과 함께 순수 아마추어 극단을 표방하는 ‘광주시교육극단’ <우체통>을 만들려고 한다. 이제 소통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참가자격은 전현직 교사, 교육에 관심 있는 일반시민들이다. 1년에 네 편의 연극을 같이 본다, 일 년에 두 번은 워크숍을 진행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청소년을 위해 재능기부를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현재 16명 모였다. 나의 바람은 광주 소재 모든 초중고에 각 1명씩 극단 <우체통> 단원들이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만약 그러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공연할 때 <우체통> 단원들이 관객동원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에서 연극할 때 가장 힘든 게 홍보 문제인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해를 넘기지 말자는 뜻에서 창단 일자를 31일로 잡았다. 


고 : 연극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어떤 변화를 겪는가? 

이 : 연극의 교육적 효과는 자율성, 협동성, 창의성이다. 공교육 현장에서 연극교육을 접목하면 교육효과가 높다. 공교육 아이들은 타율적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못한다. 협동성? 없다. 친구들은 전부 적이다. 나만 살아야 된다. 창의성도 없다. 빨리 암기해야 되기 때문에 뭘 깊이 생각하면 안된다. 연극을 하면 이 세 가지가 생긴다. 자율성을 맛본 아이들은 눈빛이 빛난다. 시켜서 하지 않는다. 협동성은 당연하다. 연극은 혼자 할 수 있는 예술이 아니다. 남의 도움을 전제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남을 인정하는 것부터 배운다. 연극하는 아이들은 절대 사고 안 친다. 인성교육에 연극만큼 좋은 게 없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인식하는 것이다. 창의성 또한 연극교육의 좋은 효과이다. 요즘 창의성 교육을 위해 광주 소재 6개학교 연합동아리 <광주시 청소년극단> 아이들에게 따로 대본을 주지 않았다. 이 극단 아이들은 <전국청소년연극제>가 16회 진행되는 동안 세 차례의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믿고서 연극 창작과 제작의 모든 과정에서 일종의 ‘포럼씨어터’, 즉 토론연극을 구상해보려는 첫 시도이다. 내년을 기대해도 좋다. 





고 : 현재 추진되는 학교 안팎의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 나는 제도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식 변화라고 본다. 연극 이야기만 하겠다. 지역에 내려온 연극인 가운데 대학로물 안 먹은 사람 없다. 이 분들이 지역에 와서는 “이 동네 너무 촌스럽다. 잘 협조도 안해준다”고 술자리에서 푸념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지역에 내려운 연극인들은 제일 먼저 학교를 쳐다봐야 된다. 학교를 쳐다보면 할 일이 생긴다. 그런데 이 분들은 예산 주는 관(官)만 쳐다본다. 일회적인 예술행위밖에 안되고, 장기 플랜을 세울 수 없다. 지자체나 경기문화재단은 그런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가진 연극단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나 또한 재단의 큰 도움을 받는 사람인데, 지원이 1년 단위로 이루어지는 점이 아쉽다. 상주단체지원은 그렇지 않다. 나는 지원제도가 그렇게 돼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3~5년 동안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마스터플랜이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지역예술인들이 당연히 교육에 신경을 안쓸 수가 없다. 그것이 지역예술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다. 


고 : 학교 안과 밖에서 추진되는 문화예술교육 제도와 정책 문제를 묻겠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문화예술교육사’ 같은 제도와 정책이 학교 안과 밖의 현장은 물론 지역문화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이라고 보는가? 현장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러한 제도와 정책의 변화를 어떻게 보는가? 

이 : 예술강사지원제도 초기에 개입을 한 적이 있다. 문화예술교육사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1시간당 4만원을 주는 ‘돈’이 문제라고 본다. 이 4만원이 참 묘하다. 포기하지도 못하게 하고, 그렇다고 아이들 문화예술교육에 책임 있게 추진하게 하지도 못하게 한다. 묘한 행정이다. 학교 예술강사를 모집해서 일정한 룰에 따라 자기가 원하지도 않는 학교 현장에 ‘파견’을 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이럴 경우 파견되는 연극인 강사들은 돈을 받은 만큼만 하고 만다. 나는 청석에듀씨어터를 운영할 때 ‘무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사 제도는 돈 받은 만큼만 일하도록 하는 ‘유원칙(有原則)’을 조장한다. 예술교육 효과 측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과연 이 제도가 맞는가에 대해 회의가 있다. 과연 공교육 현장이 바뀔까 하는 회의가 있다. 


고 : 학교 현장에서 예술교육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 : 30년 교직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교사에게 ‘역동성’이 결여되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자라는 존재가 무엇인가? 학생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가 아닌가? 그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없다면 교단에 서면 안된다. 그런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인정을 못 받고, 어떤 감동도 줄 수 없다. 흔히 ‘하면 된다’고 말하는데, 교육 현장에 오래 있다보니 ‘하면 안되는’ 아이들이 참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사기일 수 있다. 그런 공교육 현장에서 예술교육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예술교육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행위이다. 가장 고양된 인간성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면, 예술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 공교육의 시스템에 예술교육이 들어갈 자리가 어디 있는가? 교사들이 반성할 부분이 많다. 학교 현장 교사들이 너무 빨리 보수적으로 변한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 연극교육에 대해 가장 반대한 사람들이 동료 교사들이었다. 지난해 학교를 떠난 후 교사를 그만뒀다는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한테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대들지도 않는다. 무시하고 가만히 있는다. 애들이 대든다는 것은 그 선생님한테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고 : 그런 선생님의 교육관은 혹시 신부 서품 받으려 한 젊은 시절의 생각과 관련 있는 것 아닌가? 지역에서 연극운동을 하면서 대표작이 있다면 말해달라. 

이 : 당연히 그 일은 내 삶을 지배하는 끈이다. 내가 운영하는 전문극단이 2개 있다. 극단 <파발극회>와 극단 <청석에듀씨어터>이다. 극단 <우체통>은 아마추어 극단이다. 전문 극단은 전문극단대로 가야 할 길이 있다. 극단 파발극회는 지역성을 강화하는 프로페셔녈 연극을 만들려고 한다. <남한산성> 4부작과 <토혼>에 매진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내년에 뮤지컬 (가칭)<뚝방길 연가>도 제작하려 한다. 광주 경안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10년을 내다보고 보완해서 파발극회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려고 한다. 


고 : 선생님은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가? 살레시오회 소속이었던 故 이태석 신부님이 쓴 책 『친구가 되어줄래요?』를 보다보니 어느 비행청소년이 교복 입은 또래 아이들을 보고 “아, 나도 교복 입고 싶다!”고 한 말이 퍽 인상적이었다. 선생님도 그런 감정을 자주 느꼈을 법한데?

이 : 역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다. 이태석 신부님은 살레시오고 후배님이다. 아이들 하고 연극을 하는 건 복받은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나 애들 모아놓고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극단에서 활동하는 고3의 경우 연극영화과에 뜻이 없는 아이들은 “공부하라”며 내보낸다. 지금 고3은 전부 연극영화과 가려는 아이들이다. 그 제자가 300명쯤 된다. 우리 극단 단원 수급에는 전혀 문제 없다. 40퍼센트가 지역으로 돌아온다고 하면 앞으로 먹여 살릴 길이 중요하다. (웃음) 기량도 퍽 좋다. 연출이 세 명이다. 김학선, 이대복, 나. 연출할 때는 자기 스타일을 너무 고집하지 말라고 한다. 결국 소통이고, 연극을 디자인할 줄 아는 능력이다. 최근 한국 영화만큼 연극도 전체를 디자인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에 배우를 만나라고 말한다. 좋은 작품이 매번 나오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은 일생에 몇 편만 나오면 돼!”라고 말한다. 우리 극단의 연출 능력도 많이 늘었다. 


고 :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학교 안팎의 예술교육 현장에서 30년 동안 예술교육을 하면서 느낀 교육에 관한 생각이 있을 듯하다. 학교 현장의 아이들을 만나는 예술강사들에게 하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해달라. 이런 점은 꼭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해달라. 

이 : 학생들을 만날 때는 준비되지 않고 만나서는 안된다. 죄악이 될 수 있다. ‘내가 대학로에서 연극해 봤는데’ 하는 식은 진짜 무책임한 교사의 자세이다. 학교 현장에 가는 예술가들은 예술가가 아니라 ‘교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교사는 학생을 변화시키기 위해 들어가는 사람이다. 그런 변화가 긍정적 효과를 얻으려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자신의 가치관을 갖고서 들어가야 한다. 학교 교문에 들어서는 순간, 학생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예술을 가르쳐달라는 것이다. 물론 시간당 4만원이라는 현실이 걸린다. 포기할 수도 없고, 책임지기도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그러나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은 지금 당장의 ‘페이(pay)’를 잊어버려야 된다. 아이들에 대해 ‘무한책임’을 가져야 한다. 유한책임으로 교육에 임하는 것은 연기학원 같은 사교육 현장에서 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 가면 안된다. 


고 : 장시간 고생하셨다.  



 

 

 

 

경기문화예술교육 웹진 지지봄봄 http://www.gbom.net/


지지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