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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주(하자센터 교육팀장)

 

 

 기후변화, 식량 및 자원부족 등 전 지구적으로 인간의 삶을 둘러 싼 환경 문제가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더욱 첨예한 이슈로 제기되는 가운데, 환경문제를 다루어 생태학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예술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농사의 사회적, 예술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소통하려는 새로운 시도들도 그 어디쯤에 놓여 있지 않을까 싶다. 


 ‘농사가 예술’이라는 취지로 쌈지농부가 파주에서 운영하는 생태문화공간 논밭예술학교도 그중 하나다. 지난 6월부터 그 곳에선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생태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우리는 어린농부예술가’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아이들은 지역 예술가, 농부와 함께 예술과 생태, 농사와 먹을거리 문화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나눈다. 

 

 문화예술과 농사의 조합이 약간 어색한 듯 하면서도 묘하게 익숙하다. 이런 묘한 기분은 어디서 오는 걸까? 산비탈 다랑이 논들을 본 적이 있다. 모가 담긴 다랑이 논들의 조화로움은 어떤 설치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웠다. 그 자체가 마치 자연에 순응하면서 신명을 바친 농부들의 예술작품처럼 다가왔다. 이렇듯 누구나 한번쯤 완벽한 예술작품과도 같은 자연에 감탄했던 경험이 빚어낸 느낌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이런 설명만으론 조금 부족한 듯하다. 

 

 우리에겐 각기 활동의 산물로서 농사와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명사’적 시선뿐 아니라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동사’적 시선도 필요하다. 농사(땅agri+경작culture)가 땅을 일구어 작물을 가꾸는 일이라면 문화(culture)는 정신의 밭을 가꾸는 일이다. 둘 다 ‘가꾸다’라는 동사를 담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을 이해하는 주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에서 말하는 예술이란 게 무엇인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이야기를 빌리면, 예(藝)는 씨앗을 심는 것이고 술(術)은 길을 내는 것이다. 씨앗을 심고 길을 내는 것은 삶의 영원한 과제이다. 이렇듯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는 뜻에서 예술이라는 말이 나왔다. 예술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책을 강구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실천하는 행위를 뜻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활동이다. 예술은 누구나 저마다 자기 삶의 문제에서 도출하는 다양한 지혜였던 것이다. 

 

 이렇듯 예술이 예술가의 행위나 결과물을 애기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바로 그 일 자체를 일컫는 것이라면, 쌈지농부 천재박 실장의 말처럼 성실히 땀을 흘리며 좋은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농부와 예술가가 다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가꾸어 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 또한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교육이 예술이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자신 앞에 주어진 것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이해하고 해석하며 실현해 가는 경험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는 이론과 반대되는 직접적 체험을 뜻하기보다 자기 자신이 새로워지는 일을 뜻한다. 즉 여기서 말하는 경험이란 단순히 이론적 지식과 반대되는 직접적 체험이란 말이 아니라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경험을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참다운 교육이 행해진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바라는 문화예술교육은 참여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것을 체험하며 삶의 폭을 넓히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체계적인 활동일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활동 중심으로, 다시 말해서 참여자 중심으로 창작과 감상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 중심으로 짜여 있어서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햇살과 바람과 물을 이해하고 그것들이 모이는 땅을 믿고 씨를 뿌려 기다리고 견디며 마침내 곡식을 거두어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나누어 먹어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리가 같이 함께 살아야 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을 교육하는 농사만 한 문화예술교육이 또 어디 있겠는가.

 

 누군가는 ‘교육은 전략’이라 말한다. 한 사회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그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상황과 조건 속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삶의 위기가 전면화 된 오늘날 그럼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내재한 삶의 질곡 양상을 생태학적 감수성의 회복으로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논밭예술학교에서 진행되고 생태문화예술교육도 일상 속에서 감수성을 기르는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감수성이 살아 있는 눈과 귀를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를 우리네 삶의 가까이에서 찾는 전략 말이다. 다른 존재를 애정을 갖고 관찰하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감수성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렇듯 세심하게 관찰한 경험은 아이들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리라.

 

 

 

 

 

경기문화예술교육 웹진 지지봄봄 http://www.gbom.net/

지지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