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  고영직(이하 ‘고’) : 《지지봄봄》 두 번째 방담을 시작하겠다. 이번호 주제는 ‘창조적 공유지로서의 문화공간’이다. 목홍균 선생님은 토요문화학교 사례를 말씀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최현철 사무국장은 현재의 문화예술교육 제도와 무관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주목받는 사례를 말씀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세 가지 차원에서 논의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①토요문화학교와 문화예술교육, ②제도 바깥의 문화공간과 생활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 그리고 ③제도 안과 밖 문화공간의 새로운 가능성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논의 과정에서 이른바 ‘공유의 비극’을 넘어서는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 또한 논의해볼 수 있으리라고 본다. 먼저 목 선생님께서 문화공장오산에서 진행하는 ‘토요문화학교’ 사례에 대해 말씀해 달라.

 

 

 

 

 

1. 토요문화학교와 문화예술교육 ― “누구와 교육할 것인가?”

 

-  목홍균(이하 ‘목’) : 현재 <13인의 아이>전을 전시하고 있다. 애초 이 기획은 12월쯤에 영상미디어 작가들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로 기획했다. 그래서 워크숍의 일환으로 오산의 아이들에게 영상 미디어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고 다큐를 찍어볼 수 있는 일종의 ‘영상일기’ 수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다 우연히 토요문화학교를 알게 되었다. 지원을 받으면 긴 호흡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 그런데 막상 지원을 받아보니 애초 생각과는 좀 달라서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아이들이 토요일 시간을 매주 할애하는 것이 좀 어렵다는 현실을 알게 되어 일 년에 4번으로 나누어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 1기 수업이 평균 일곱 차례 정도면 끝나는 식이다. 수업을 진행하는 작가는 기획전시와 맞물려서 그 전시에 참여하는 사람으로 선정했다.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업과 교육의 결과물이 전시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전시인 동시에 교육 성과를 발표하는 무대로 짠 것이다. 한정된 예산과 인력 때문에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가자고 고민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 점에서는 작가도, 아이들도, 운영자들도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초기에 작가 선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오산 작가들과 네트워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멀리 있는 작가를 섭외하다보니, 그분들이 7번 이상 오가야 하는 것에 부담스러워했다.

 

 문화공장오산은 2012년 11월에 공식 개관했다. ‘교육’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표방한다. 그래서 작가들 가운데서도 교육 마인드가 있는 분을 섭외해서 진행했다. 클레가(Klega) 같은 외국작가를 모셨다. 그분은 교육 경험이 있는 분인데, 핸드폰을 갖고서 다른 방식으로 사진 찍는 법이나 시각 훈련을 아이들과 진행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해하기 쉽고 별 어려움 없이 받아들이는데 우리가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작가 입장에서는 원하는 대로 결과도 나와야 하고, 발표도 해야 해서 데드라인을 맞추느라 아이들과 함께 따로 추가 작업을 해야 했다. 그 이후에는 좀 쉽게 가자고 해서 작가와 아이들이 교류하고 교육하는 방식보다는 일종의 ‘신체미술’ 같은 형식으로 ‘노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산은 갤러리나 전시 공간이 전무하다. 아이들도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지금 방식을 더 선호한다.

 

 

-  고 : 문화공장오산이 ‘(지역)교육’과 ‘전시’를 중심으로 맵핑한 점이 인상적이다. 작가들의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생각한 점이 우리 논의와 겹치는 부분일 것 같다. 문화공장오산에서 진행되는 토요문화학교 사업을 모니터링한 김월식 선생님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 김월식(이하 ‘월’) : 모니터링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몇 군데 다녔던 곳을 보면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 가능하다. 우선 기관에서 기획을 하여 예술가를 모시는 방식이 있다. 문화공장오산의 경우가 그렇다. 또 하나는 예술단체가 주로 기획을 해서 교육이 진행되는 기관과 매칭을 하여 진행하는 방식이 있다. 이 두 가지 방식에 약간씩 차이가 있다. 공교롭게 내가 다닌 판교, 문화공장오산, 부천 아트포럼리 모두 지역의 공간에서 자체 기획을 하여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참여하는 예술 강사와 약간씩 생각의 차이가 있다. 기관에서 예술가를 초빙하여 기관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와, 예술가가 직접 기획을 하여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진행하는 방식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문화공장오산의 경우 참여 작가와 기관 간에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는 점을 느꼈다. 강사도 역량 있는 강사를 초빙하셨다. 시각예술 베이스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다보면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다. 시각예술의 경우 전시와 자꾸 연계를 하여 수업을 생각하기 때문에 수업 자체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티칭 테크닉(teaching technic)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시각예술 베이스 작가들은 수업 내용 이전에 아이들과 기본적으로 편안하게 놀며 수업의 목적과 동기를 아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며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교육을 할 때는 어려운 내용의 수업 목적과 동기 같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이 점을 너무 교육적으로만 다루면 진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 고 : 교육 행위란 내 수업 시간에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이신 것 같다.

 
 

-  월 : 그렇다. 오산은 잘하고 있다. 다른 수업들의 경우 그런 문제점이 보이는 것 같다.

 

 

(왼쪽부터) 오산문화재단 목홍균 교육팀장, 김월식 작가

 

 

 

-  고 : 경기도의 경우 현재 34개 토요문화학교가 진행되고 있다. 기관이 직접 기획해서 예술가를 위촉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술단체가 기획하여 지역 문화공간과 매칭하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사례는 어떠셨나? 

 

 

-  월 : 부천 아트포럼리는 지역의 대안공간이다. 여기에서 제기할 수 있는 가장 큰 질문은 “누구와 교육할 것이냐?”이다. 내가 받은 느낌은 교육 대상을 모집하는 데 곤란함을 느끼는 것 같기도 했고, 이 아이들에게 이와 같은 교육이 실질적으로 필요하고 합당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어느 단체의 경우 ‘귀족교육’이라고까지 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교육인자의 수준도 부모님 생활수준도 좋은 친구들이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런 친구들과 교육이 계속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산의 경우 교육 대상 중에 장애우도 있다. 어떤 친구들이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토요문화학교의 경우 그런 점들이 잘 고려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것은 ‘기획서’에서는 알아챌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장 모니터링 또한 모든 차수를 가는 것이 아닌 이상 한 차례 방문만으로 모든 것을 다 읽어낼 수는 없다. 이 점에서 지원정책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고, 합당하지 않은 주제로 현장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눈에 띄는 것 같다.

 

 

-  고 : 기관-예술가 매칭을 할 때, 교육대상을 분명히 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다. 오산은 애초부터 장애아동을 교육 타깃으로 한 것인가?


 

-  목 : 그런 것은 아니다. 자체적으로 장애아이들 교육을 하고 있었다. 교육이라기보다는 공간과 재료를 제공하고 아이들이 놀게 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1기 때는 수업 진행이 좀 어려웠고, 2기 때는 노는 수업이어서 그런지 장애아동 4명 정도가 꾸준히 참여했다. 13명 아이들 중 4명 정도가 수업에 참여했다. 모두 수업 참여에 큰 문제없는 아이들이다. 

 

 

-  월 : 문화공장오산의 경우 인상적인 점은 ‘많은 걸 안한다’는 것이다. 나는 굉장한 장점이라고 본다. 뭔가 많은 걸 하려고 하면 선생님이 자기 강박을 느껴서 빨리 진도를 빼려고 하고, 아이들의 속도를 기다려주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산의 경우 느긋한 호흡으로 수업을 진행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고 : 어느 철학자가 말하는 ‘무지한 스승’이 그런 존재 아니겠는가. 아이들의 지적 해방의 욕구를 끌어내려는 교사들이 헤아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월 : 문화공장오산에서 또 인상적인 것은 다른 곳에 비해 예산신청을 절반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사비 정도만 나올 정도로 신청했다. 운영하실 때 고생 좀 하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웃음) 오산은 전시공간이 일단 좋고, 바로 인근에 있는 공연장도 좋았다. 그런 협조가 좋아서 기관의 장점을 살려 교육을 진행한 점이 보기에 좋았다.


 

 

0. '창조적 공유지'를 상상하는 문화예술교육_프롤로그 [바로가기]

1. 토요문화학교와 문화예술교육 ― “누구와 교육할 것인가?” [바로가기]
2. 성찰적 삶을 위한 ‘교육예술’ ― 동심천사주의를 넘자 [바로가기]
3.
공유(共有)하는 공간은 어떻게 가능한가 ― 부천 담쟁이문화원의 경우 [바로가기]
4.
공유(共有)의 비극을 넘는 두 가지 길 ― ‘입금’이냐 ‘몸빵’이냐 [바로가기]

 

  

 

경기문화예술교육 웹진 지지봄봄 http://www.gbom.net/

 

지지봄봄